많은 사람들이 새 차를 구매했을 때 차의 메뉴얼을 꼼꼼히 읽지는 않는다. 대체적으로 차의 기능들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일 것인데, 나의 경험에 비춰봐도 차의 메뉴얼을 봤던 경험은 오디오의 기능이 궁금했을 때 정도였다. 그런데 정말 흔한 기능이고 이 옵션이 안 달린 차는 찾기 드문데도 메뉴얼을 보니 않고는 이 기능을 몰라서 못쓰는 경우가 있다. 그런 차종중에 하나가 '랜드로버','재규어'이고, 지금 말하고자 하는 기능은 사이드미러를 수동으로 접고,펴는 기능이다.


다른 글을 통해 나는 다른 사람의 차를 많이 운전하는 일을 했었던 경험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많지는 않지만 랜드로버나 재규어 차종도 역시 운전할 일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 차종들의 오너가 사이드미러를 버튼 하나로 언제든지 접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통에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었다.


일단 해당 차종을 가지지 않은 분들을 위해 운전석 도어의 버튼을 사진으로 준비했다.





과연 여러분들은 차의 사이드 미러를 자동으로 접고 펴는 기능을 하는 버튼을 찾을 수 있는가?


나열된 버튼들을 하나씩 눌러봐도 사이드미러가 접히는 버튼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시동을 끄고 자동차키로 문을 잠그게 되면 자동으로 사이드 미러가 접히다보니, 이런 차종 오너들도 버튼으로 직접 눌러서 사이드미러를 접을 필요가 없게되고, 더 나아가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는 오너들이 많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1천만원 초반의 경차도 탑재되어 있는 기능이 '사이드 미러 접기 버튼'이 몇 천만원의 고급 외제차에 없다는 것을 그 누가 인정할 수 있을까? 쓸 일이 없는 버튼은 아니다. 차 문을 잠그게 되면 자동으로 사이드미러가 접히긴 하지만 좁은 골목길을 가다보면 언제든지 쓸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꼭 써야하는 기능인 것이다. 


이런 기본에 가까운 옵션이 없는 비싼 차를 사는 당신은 호구인가?


정답은 아래 사진과 같다. 버튼 하나씩 눌러서는 절대 사이드미러를 접는 버튼을 찾을 수 없다.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의 양쪽 버튼 두 개를 동시에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것을 표현하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사용자가 제대로 관심있게 보지 않아서 모를 뿐.





내가 내 차종도 아닌 랜드로버,재규어의 사이드미러 버튼에 대해서 말하는 이유는 이 것 때문에 일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런 기능이 있는 것은 많은 숫자의 랜드로버,재규어 사용자들이 모른다. 내가 비공식적으로 확인했을 때는 대략 이 제조사 차종 오너의 80%는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이 것이 내가 일하기에 힘들었을까? 오너들은 시동을 걸었는데도 사이드미러가 펴지지 않으면 발렛주차 직원이 손으로 그냥 접어서 파손되었다고 오해하는 경우 때문이다. 발렛주차 직원이 주차를 하다보면 정상적으로 시동을 끄고 차 문을 잠그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 때 쓰는 것이 버튼으로 직접 사이드미러를 접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차종 오너들은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펴지지 않으면 혼자 시동을 켰다가 껐다가만 반복하고 결국 직원을 불러 화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당신이 손으로 그냥 접어서 차가 고장났다'고 말이다. 이런 경우 직원은 차 오너에게 사이드미러를 직접 접는 버튼을 가르쳐준다. 그렇다면 오너들은 자기도 모르는 기능을 이제 알았다며 감동하고 떠날까? 아니다. 그들은 상처난 자존심에 온간 것을 트집잡는다.


'왜 이런 버튼으로 접었냐?'는 따지는 듯한 말을 제일 먼저 한다. 당신도 모르는 자동차의 숨겨진 기능을 알려주었다면 나중에 도움이 되면 도움이 되지 문제되지는 않을 터,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이런 기능도 제조사에서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기능이다. 주차 직원이 억지로 그들만의 편의를 위해 편법적인 기능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원들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차종 오너들은 이 버튼을 써서 사이드미러를 접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다. 오너인 자기도 몰라서 한참 헤매면서 스트레스 받은 것을 주차 직원이 알고 가르쳐 주는 것에 대한 자존심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게다가 음주를 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난 사실 이런 차종을 운전하고 주차하는 것이 싫다.


오너들을 완전히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물론 사이드미러 접는 버튼도 없는 비싼 외제차를 사는 오너들이 호구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제조사도 이렇게 만든 것은 분명히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과연 누가 버튼 두개를 동시에 눌러서 사이드미러를 접는다고 생각할까? 이 차종들 외에 모든 차들은 다들 사이드미러를 접는 버튼이 잘 표시되어 있다. 유독 이 두 차종만 이상하다는 말이다. 사실 일본차 중에 (잘 기억이 안난다) 핸들 왼 편에 숨겨진 곳을 열어야 그 곳에 사이드미러 접는 버튼이 있는 차도 있긴 하다. 


대부분의 차들 처럼 사이드미러 접는 버튼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것이 그렇게나 제조사 입장에서는 힘든 일일까? 이해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