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SNS 스팀잇 이대로 추락하는가

IT 2019. 6. 24. 01:03


작년 한해 몇 개월간 스팀잇에서 나름 의미있는 활동을 했었다. 초반부터 의욕있게 활동을 계획했고 가입 후 승인이 나기까지는 하루종일 스팀잇을 돌아다니며 어떻게 해야 그 커뮤니티 안에서 빨리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었다. 그리고 가입이 승인된 후 재빨리 암호화폐 steem을 사는 등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모든 steem을 처분했고 일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경험자로써 말해보고자 한다. 과연 스팀잇은 어떤 곳일까?


"글을 쓴 대가를 가상화폐로 보상받는 곳"


이 것이 함축적이고도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글을 쓰고 다른 사용자의 Voting (추천,투표)을 받으면 나에게 일정부분 수익이 들어오는 것이다. 물론 보팅을 한 당사자도 큐레이팅 보상을 받는다.

2016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스팀잇은 현재도 서비스 중에 있다. 가상화폐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2018년 초에는 사용자가 급등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거품이 왠만큼 커진 지금 (다시 슬슬 오르는 중이기도 하지만) 과연 스팀잇은 안녕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상화폐의 거품이 걷어지기 시작하면서 스팀잇을 지탱하던 steem의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이에 따라 사용자도 급감하면서 운영이 힘든 상태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당장 내일 서비스를 종료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글을 쓴 대가를 가상화폐로 보상받는 곳" 카피는 참 좋다. 하지만 스팀잇 내에서 보팅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스팀이 많아야 하고 결국 나 또한도 가상화폐의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내가 스팀을 많이 가졌다는 것은 다른 이에게도 큰 금액의 보팅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 곳도 자본주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곳이다.


투자까지는 좋았다. 글을 쓰고 보팅을 받으면 스팀이 또 들어오니 스팀의 가격이 어느정도 하락해도 그 하락분의 시세는 상쇄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스팀 한 개의 시세가 4,000원이 250원이 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비트코인 외에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가격 방어력이 약하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하락의 폭이 생각보다 아주 컸다. 이 것이 내가 스팀잇을 멀리하게 된 주 요인이다.




비트코인은 잘 나가던 한 때 2,700만원까지 올랐다.그리고 하염없이 하락했을 때는 360만원 까지도 내려갔다. 대략 1/7.5 로 가치가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스팀은 어땠을까? 스팀이 호황이었을 때는 10,000원 이었다. 그리고 하락을 거듭했을 때는 240원이었다. 대략 1/46으로 가치가 쪼그라든 것이다. 지금은 어떨까? 가치가 조금 올라간 지금 비트코인은 1200만원이고 스팀은 470원이다. 비트코인은 대략 절반의 가격을 회복해 가지만 스팀은 아직은 호황기에 비해 1/20이다.


같은 기간 어차피 가상화폐 투자자가 될 것이라면 비트코인을 투자했더라면 어땠을까? 비트코인으로 정말 운이 안 좋아서 제일 큰 손실을 봤더라도 대략 1/8 로 줄어든 투자금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스팀은 어떤가? 제대로 손해를 봤다면 46분의 1로 줄어든 투자금을 마주했을 것이다. 사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018년 초를 보자면 당시 스팀의 시세는 4,000원 언저리였다. 그 때와 비교해도 16분의 1이다. 게다가 스팀잇은 노동력도 요구한다. 대부분의 큰 손실을 본 사람은 허탈감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아무리 중간중간 스팀으로 보상을 받았다고 해도 1/46으로 줄어든 손실 앞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스템의 의도는 좋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같이 으쌰으쌰한 사람들도 탓할 생각은 없다. 그들은 스팀 팀잇의 활성화를 위해 수없이 노력했으니까. 생각한대로 성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겠지만 새로 가입한 사람들에게 보팅을 지원했고 여러 커뮤니티를 만들어 다양한 부류의 사용자들을 도왔다. 또한 세상 어느 플랫폼의 사용자가 사용자끼리 돈을 걷어서 지하철 광고까지 하겠는가?


끝모르고 추락하는 스팀의 시세. 과연 이 스팀잇의 경영진은 책임이 없을까? 난 어느정도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싶다.


스팀잇, 경영난에 직원 70% 이상 해고한다





스팀잇의 경영진 역시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짐을 알렸다. 그리고는 얼마 안가 스팀잇 사이트에 구글 애드센스 광고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생긴 UI의 변화라니. 그것도 사용자를 위함이 아닌 회사의 수입을 위해서..


스팀잇은 2016년 서비스 초기부터 현재까지 웹사이트의 변화가 없었다. 사용자에 대한 배려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여전히 불편하고 사용이 힘들었다. 제대로 된 사이트 내 검색 서비스도 없었다. 그리고 이 서비스는 시작한지 3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베타 서비스다. 결국 베타 서비스라는 이름 뒤에 숨어 돈과 시간이 드는 업데이트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아마도 베타라는 꼬리표를 영영 떼고 싶지 않아 하는지도 모르겠다. 


알트코인인 만큼 하락폭이 큰 것은 당연하지만 이건 다른 알트코인보다도 무섭게 떨어졌다. 대체 그 동안 창업자 네드 스콧은 뭘했을까? 하다못해 그 흔한 광고라도 한 번 해주면 어디가 덧 났을까? 사실 사용자가 늘어 스팀잇이 활성화된다 한들 경영진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다. 그 보팅에 대한 보상은 사용자들끼리 돌려받기 때문이다. 아마도 당장은 서버유지 비용만 더 올라갈 뿐이었겠지. 결국 경영진이 보상받는 길은 스팀 가격이 오르는 것 뿐이다. 그들은 주기적으로 스팀을 팔아치우며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기 때문이다. 그들이 매월 꽤 상당한 양의 스팀을 팔아치운다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알았다. 이 것이 떨어지는 시세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헤비한 사용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스팀잇이 휑한 지금, 과연 네드 스콧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뭐라도 해보려는 시도는 보이지 않기에 스팀잇 사용자의 이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난 추억과 미련이 남아 가끔 스팀잇을 둘러보고는 있지만 다시 활동할 생각은 갖지 않는다. 스팀이 성장할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