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가 있어도 HDD는 두 개 이상이 좋다

IT 2019. 6. 28. 05:46


HDD만 있던 시절,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저장은 무조건 HDD를 통해서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느린 속도에 불만은 늘 있었고, 혹시 읽고 쓰는 속도가 조금이라도 빨라질까 밤새 '디스크 조각모음'을 돌리며 잠에 든 적도 있다. 낮은 내구성 탓에 조심조심 손으로 만져야 했고 행여 사용 중 달그락 소리라도 나면 HDD에서 나는 줄 알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SSD가 나오면서 놀랄만한 속도와 높은 내구성 덕에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고 거기에 크기까지 작은 것은 덤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HDD와 SSD의 구분을 갈랐을까? 그것은 자기 디스크와 반도체의 방식 차이로 보면 된다. HDD는 자기 디스크에 모터를 돌려 헤드로 데이터를 읽고 쓰지만 SSD는 그런 물리적인 구동 방식이 아닌 반도체 메모리로 읽고 쓰기를 하기 때문이다.


HDD를 새로 살 때는 RPM을 따지곤 했다. 같은 용량의 HDD라도 RPM이 높은 제품을 사면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가 향상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실 눈에 띌만한 속도 차이는 없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HDD에서 SSD로 넘어가 보고서야 느낀건 HDD의 RPM이 제아무리 미친 듯이 높아진다해도 SSD에는 명함도 못내민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HDD가 좋은가? SSD가 좋은가? 당연히 SSD가 여러모로 쓰기에 좋다. 하지만 아주 큰 단점!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가진 자본이 넉넉하다면 PC에 들어가는 저장장치를 모두 고용량의 SSD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저장장치에 그렇게 큰 돈을 쓰지는 못한다. 





1TB의 SSD는 대략 20만원선! 내장형 2.5인치는 이보다 조금 싸고, M.2 방식은 이보다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HDD로 선택을 하게되면 5만원도 안한다. 이런 어마무시한 가격 차이 때문에 결국 비싼 SSD는 부팅용으로 저렴한 HDD는 대용량의 데이터 보관용으로 쓰게되는 것이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의 PC도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 것도 아니라면 당장 SSD를 하나 살 것을 권유한다. 아 설마 PC 내부를 다 SSD로 채웠다고? 그렇다면 미안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다시피 SSD가 하나 있고 HDD가 하나 있다면 부팅용으로 C드라이브를 할당해야 할 저장장치는 SSD가 맞다. 그렇다고 부팅 이외의 저장용도로는 HDD가 하나면 족할까? 여기서 내가 드리는 제안은 이렇다.


HDD는 두 개 이상이 좋다.


HDD 하나에 모든 데이터를 몰아 넣는다면 관리는 편하겠지만 HDD 내부의 손상으로 인해 그 HDD를 못쓰게 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다행히도 HDD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전부 물리적인 문제는 아니다.어쩌면 물리적인 문제보다 '포맷' 한번으로써 해결되는 논리적인 문제 빈도가 더 높다. 그래서 일단 포맷부터 해보려고 하는데 이미 HDD 전체 용량의 60%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데이터를 다른 곳에 옮겨야 포맷을 할 것이 아닌가? 이럴 경우 HDD가 하나 더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또 HDD가 두 개 이상이면 좋은 이유는 토렌트의 사용 때문이다. 토렌트의 특성상 저장장치를 쉽게 노후화 되게 만든다. 파일을 잘게 조각조각 주고 받는 토렌트 방식의 특성상 HDD는 헤드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두어개의 HDD를 무리한 토렌트 사용으로 버린 이후 제일 오래쓴 곧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HDD를 토렌트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 좋은 방법은 토렌트용, 데이터 보관용, 데이터 보관용 & 예비 백업용 이렇게 3개의 HDD를 쓰는 것이다. 그럴 여유가 안된다면 토렌트용이라도 따로 HDD를 분리해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게 HDD를 늘리기에는 시중에 판매하는 PC 케이스가 받쳐주지 않는다. 요즘 나오는 PC케이스들은 HDD 베이를 2개 정도만 주는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나의 소중한 데이터를 위한 투자는 아까워 하지 말자. 그럼에도 나는 PC의 모든 저장장치를 SSD로 바꾸고 싶어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서민이지만 말이다.